지난한 허무와 그로 인한 슬픔 사이에서, '죽음'이라는 선택을 제외한 무한한 삶의 방편을 고를 수 있다.
어떻게하면 좀 더 스스로가 가치있게 여겨지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떻게하면 좀 더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행복의 요소들이 있다.

1.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 좋은 인간관계. 가족 형성 (사람으로부터 비롯되는 행복)

2. 경제적 기반

3. 꿈을 이루는 것

4. 종교적이거나 도덕적인 삶. 그로부터 얻는 '영혼의 안식'(='참된 행복')


겁쟁이에 걱정만 많은 나는, 사실 저것들 중 어느 하나라도 내가 성취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
내가, 과연, 이 사회에 태어나서, 제대로 된 인간구실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행복은 가치와도 연결된다. 그것이 의심될 때가 있다. 과연 행복이 삶의 최종 목적으로 삼을만 한 가치일까?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내가 행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되기 때문일까. '못 따먹는 포도 올려다보는 여우.')

어떤 삶에도 권태는 스며들기 마련 아닐까?
권태가 스며든 삶에도 따스한 행복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행복이 지속적 상태로 유지될 수 있을까? 무리가 아닐까? (적어도 나같은 변덕쟁이에게는.)
지속적 상태의 행복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을 쫓는 삶도 부질없지 않을까?
행복하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했을 질문을 반복하고 있다.

by 벤더 | 2009/11/08 21:45 | 상기 | 트랙백

참고 견디면



간을 참고 견디면 달콤함을 얻을 것이라는 전통적인 믿음을 고수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참고 견뎠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은 단순한 고통과 수치심 뿐이었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고통을 견디다못해 손톱으로 허벅지를 할퀴고 파내듯, 일기장에 꾹꾹 눌러쓴 일기를 보면 
황폐함만이 느껴져 입맛이 쓰고 가슴이 바삭바삭해진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생각해 보자.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던 나 자신이 이를 악 물고 슬픔과 두려움을 견디는 모습을…….
어린 시절의 사진을 보는 것에 기쁨과 함께 "거의 언제나" 미안함과 당혹함이 수반되는 것처럼,
지금은 흉터만 남은 곳을 바라보면 불쾌함에 가까운 묘한 기분이 든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가만히 닥치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고보면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떨거나 견디기만 할 것이 아니라,
미친듯이 발버둥치거나 입에 머금었던 말을 반의 반이라도 토해내기라도 하면 좋았을 것을"


나는 정말로 정말로 불행하게 살고 싶지 않다. 망설이다가 죽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이 혐오스러운 권태와 수치로부터 벗어나서, 내가 지나는 길을 즐기면서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실 나는 '불행하게 살다 죽을 것'이라는 믿음을 종교처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잘도 주절거리는구나, 말은!")

by 벤더 | 2009/11/07 20:29 | 상기 | 트랙백

그러고보면 자신의 박자가 있는데



왜 이렇게… 자기를 잃고 모두의 박자에 섞여가려고 안간힘을 쓰지?
개체가 육체라는 막 안에서 존재하는 한 그 고유한 육체가 소유한, 자신만의 리듬이 쿵, 쾅, 쿵, 쾅, 탕, 탕,

쿵, 탕, 쾅 하고 분명히존재하고 있어(내재율의 개념)

그것이 온 몸을 뿌리채 지배하고 있으니 거기에 따라 걸을 때 가장 편안하게 숨쉴 수 있는데
왜 자꾸만 모두의 박자(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사실 실체조차 없으니까-)만을 듣고 있는듯
내 박자는 존재치 않는듯 의식하지 말라는듯 연기를 할까?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짓이다.

자신의 박자와 모두의 박자가 짬뽕된 그 안에서 자유로운 유희를 즐길 수 있는 천재가 아니라면
꾸준한 노력으로라도 춤을 잘 출 수 없는 서툰 인간이라면
어색한 춤사위와 떨리는 흥얼거림으로 자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지 말 것.

살수록 중요한 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을 세우는 긍지와 약간의 기품.
추레한 옷을 입고 있지만 내 박자속에서 편히 즐길 수 있으면 그것이 첫 시작이다.

호흡이 쉬워지면 그 다음부터는 무수한 가능성의 세계가 열린다.
내 박자를 무수히 복잡한 패턴으로 쪼개든, 내 박자에 모두의 박자를 섞어 사용하든, 박자 속에 섞여 박자를 잊고 다른 것에 몰두하는 기반으로 삼든 자유. 수많은 선택들.

by 벤더 | 2009/07/08 22:58 | 상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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